지난 21일 봉동읍 낙평리에 위치한 완주군게이트볼장. 주황색 점퍼를 입은 선수 6명이 코치의 설명을 들으며 열심히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청각장애 등으로 인해 말하지 못하는 농아인(聾啞人).
청인 중심의 세상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라는 드러나지 않는 활동영역의 제약으로 인해 그동안 교류는 물론 건강한 취미생활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이들이 의기투합해 게이트볼팀을 만들었다.
팀명은 ‘완주농아인게이트볼팀’. 지난 2014년 농아인협회 완주군지부가 ‘손으로 소통하는 세상 사업’의 일환으로 창단, 게이트볼 장비를 마련하고, 완주군장애인복지관(관장 육주일)과 연계,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지난 해 3월 3일 봉동읍 둔산게이트볼장에서 ‘소리 없는 힘찬 함성’으로 가슴 설레는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4월과 7월, 11월에 각각 농아인협회 고창군지부, 김제시지부, 완주군지부가 주최한 친선경기에서 완주군농아인게이트볼팀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전북을 대표하는 게이트볼팀으로 우뚝 솟았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이 주최한 ‘2015년 생활체육 게이트볼 친선대회’에 참가, 비장애인들을 차례로 꺾고,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특히 완주군농아인게이트볼팀은 지난해 5월 장애인도민체전에 완주군 대표팀으로 참가, 엘리트 체육인으로서의 감격스런 첫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이처럼 완주군농아인게이트볼팀이 비장애인들과의 경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는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의 교육 및 훈련, 기술 등 아낌없는 지원 덕분이다.
실제 매주 수요일 완주군게이트볼장에서 강사를 지원, 선수들에게 실전 경기에 도움 되도록 맞춤형 지도를 해주고 있다.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의 지원은 물론 농아인협회 완주군지부가 ‘손으로 소통하는 세상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아인과 청인의 친선교류도 한 몫하고 있다.
청인과의 친선경기는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청인들이 서로 감독을 자처하며 농아인팀을 지도해주는 모습은 훈훈함을 더해준다.
현재 완주군농아인게이트볼팀은 주장인 노동현(62. 삼례읍)지부장을 비롯 가장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신경이 탁월한 오영옥(84. 봉동읍), 게임 메이커 정병두(60. 삼례읍), 우덕용(72. 용진읍), 이차동(67. 봉동읍), 장경언(57. 삼례읍), 이득원(63. 삼례읍), 최명옥(40. 봉동읍) 등 8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국민생활체육 전국게이트볼연합회에도 이름을 올린 이들은 지난 달 19일 주말리그에 참가,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둔데 이어, 내심 우승컵까지 들어올리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장애인체육대회나 전국대회에도 출전, 좋은 성적으로 완주를 전국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팀의 리더인 노동현 지부장은 “장애인이라 못하는 게 아니다. 청인들과 대등한 경기를 선보이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완주농아인게이트볼팀이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