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완주에서 국회의원 2인을 냈는데 지금은 무주·진안·완주·장수 네 군에서 1인을 뽑아 후보자와 그 가족들 코피가 난다. 2016년 4월 13일 대한민국 제20대 총선거일이다.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의원 선거부터 치면 68년째 20번 투표해 당선자 20인을 낼 것이라는 천재(?) 장수자가 있고, 한 번도 당선자를 뽑지 못한 스무 번 허탕이 있을 것이다.
당이 싫거나 후보자가 못 마땅해 찍지 않았고 ‘아무개가 지지하니 난 그 자 미워 딴 사람에게 투표’한다는 골통도 있었다. 개표장 마당에서 밤새운 사람 있고, 라디오 앞에서 철야 방송을 듣던 열성파가 많았다.
선거구가 이리저리 갈려 한결 같지야 않았지만 완주 출신을 정리해 보면 이철승(경칭 생략)은 7선 최고령자(63세)였으며 이석주(제헌의원)와는 숙질간이다.
김태식은 국회부의장을 했고, 이존화는 자유당조직부장에 국회문교분과위원장이었으며 옥중 출마 487표 차로 이정원에게 졌다.
최영두는 육군사관학교 교수부장 육군소장이었고, 초대 유준상 의원은 농업에 비봉면장 출신이었다. 최규성 한때 부부 국회의원이었으며 전주공고 졸업생 머리 하얀 유기정은 고대 출신 이문구를 제치고 공화당 공천을 받아 8·9·10대 거듭 3선을 했다.
임씨 본관 가리지 않고 뭉쳐 언론인 임방현을 당선시켰다. 임성희은 공보부장관에 중앙대학교 총장을 한 거물이지만 낙선했고, 김형민 역시 미국유학에 서울부시장을 하고도 떨어졌다.
유범수는 완주·고창군수를 멋지게 하고 7대의원이 됐다. 종리 임희영(정의당)은 26세에 금뺏지를 달려했으나 2,579표에 그쳤고, 제2대 총선에서 박영래(49)는 역대 최소표(2,748)로 당선한 기록을 남겼다.
봉동 31세 이희준은 중도에 사퇴 이존화에게 도움이 됐다. 송주인은 29세에 출마(5대) 3,701표을 얻었고, 그 야심 식지 않아 58세(14대)에 재출마 5,910표를 모았으나 낙선이었다.
화제 인물 많으나 생략하고 출구 조사와 새벽 개표 결과를 기다려본다. 고무신 선거 여촌야도(與村野都)는 농촌 무시당한 말이었다. 여성후보자 기억은 없고, 여자 선거운동은 유범수 부인이 처음일 것이다.
상인(喪人)이 일찍 투표하면 재수있다는 속언 따라 궁뜰 김건식씨는 상복에 상장 짚고 기다렸다 맨 먼저 들어섰다.
대리투표 잡음과 마감무렵 무더기 부정투표 이야기는 청년들을 우울케 했다. 선거구가 합쳐져 무주·진안·완주·장수 워낙 넓다보니 ‘무진완장(茂鎭完長:무주 누르면 완전히 이긴다)’이란 새말이 나왔다. 당선자는 단 하나 후보자들 보기 측은하다. 혹독한 정치 맛 소태보다 더 쓰겠구나.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