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그릇’하면 진흙으로 빚어서 ‘잿물’을 입히지 않고 구은 그릇을 말하며, 태석 태석하여 윤이 나지 않는다.
국어사전에 보면 ‘옹기 그릇’은 ‘질 그릇’을 모두 아울러 이르는 말 이라고 되어 있으며, ‘옹기 가마’는 옹기를 굽는 가마, ‘옹기장이’는 옹기를 전문으로 만드는 도공, ‘옹기점’은 옹기를 전문으로 팔거나 만드는 가게라고 적혀있다.
분명 옹기를 구워서 유통하기 까지 계통출하가 되어서 수요자의 손에까지 이름이 분명하다.
주로 옹기그릇은 가난한 민초들의 삶 속에서 꼭 필요한 생활도구로써 밥이나 반찬그릇으로 초가삼간의 부엌 살강에 진열되어 있어 투박하고 보잘 것 없는 식기임이 틀림없다.
아침끄니를 질그릇으로 때우고 난 민초들은 지게장단을 두다리며 무언가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옹기그릇과 질그릇은 세상에 가장 천한 민초들의 밥그릇, 반찬그릇이라서 그런지 싫증이 나지 않고 마음속에 무엇인가 잡히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고려청자’나 ‘이조백자’는 고급스런 도공들이 전문기술로 빚어내어 온누리에 각광을 받고 있음은 우리 배달민족의 슬기로움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보잘것없는 민초들은 오천년 역사의 뒤안길에서 이를 뒷받침 해왔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불러봐도 자꾸만 애정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전우봉 (화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