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마다 다르지만 한 때 우리나라는 죽은 날을 더 기억하는 편이라 4대 봉사에 온갖 정성을 다 들였고 대단한 조상님은 부조묘를 세워 영원히 제사한다. 그런데 타국은 낳은 날을 중히 여기는 듯하다. 음력 4월초파일 석가탄신일과 12월25일 크리스마스만 봐도 그렇다. 이런 영향인지 우리나라도 점점 낳은 해를 챙기는 편이다. 목포는 ‘목포의 딸 가수 이난영 출생 100년’이라 해서 금년 기념행사를 푸짐하게 할 모양이다. 이처럼 우리 고장에서도 출생 100년 되는 분 누군가 찾아보았으면 한다. 없다면 2019년생(기미)을 기억하자. 고산면 삼기리 손일동(孫日童)은 어떤가? 6·25전쟁 중 좌익들에게 붙들려갔다. 동상면 산내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덕가를 데려오다니 어서 돌려보내라!’ 구사일생으로 풀려났다. 아버지와 양아버지 모두가 덕가로 평소 가난한 이웃과 나그네 대접을 잘 했고 어려운 사람 장리 빚 이자를 가볍게 받았다. 인심이 이렇게 좋아 고산면의회부의장, 전라북도의회운영위원장, 자유당완주지구당부위원장, 전라북도선거대책위원회고문, 완주군농업협동조합장, 고산향교전교를 역임했으며 부인 한옥현과 회혼례에 이어 장수했다. 장년기에는 여당 부위원장으로 이존화 국회의원 당선에 공이 컸으며 그 후가 더 대단하다. 자유당이 몰락한 뒤 여러 당이 득세할 제 개인은 도왔으나 입당은 하지 않은 의리와 지조를 지닌 정치인으로 요즘 아침에 들어갔다 저녁에 탈당하는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의 묘비문 끝에 “적진에 끌려가 생사를 가를 적에/ 이 사람 왜 잡아와 미소로 보냈고/ 오롯이 간직한 산하의 메아리/ 용서와 화해로 너 나는 하나였다/ 민초의 대변자 겸허한 덕망가/ 가난한 이웃들 정 주어 도우며/ 자유와 민주와 평화를 위하여/ 한 평생 의연히 지조를 지켰네.” 후한 끝의 자녀 기배, 현배, 권배, 정배, 며느리 정혜숙, 조미영, 정승자, 노의숙, 딸 사위 향녀 김복수 잘들 산다. 동생 병희 대희가 있었다. 손 의원은 한양중학교를 나왔고 신암 김정만 선생 문하생이며, 항렬명은 병호(炳晧), 호는 청암(靑岩)이다. 손자 영준, 영훈, 승보, 숙의, 성은, 승연, 선민, 승준은 오는 2019년 11월1일 묘 앞에 “청암 손일동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이렇게 써 붙이고 꽃을 올리며 묵념 배례하면 어떨까? 전·현직 농협장, 지방의원과 유관기관장의 참여를 정중하게 권한다. ‘공수래 공수거’ 이 설명은 노인들의 몫이며, 남의 집 잔치마당 TV만 볼게 아니라, 우리도 TV에 나올 일을 벌려보자. 지원받아 당산제를 지내는 나라에서 사람을 잊어서야 되겠나!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09: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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