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향’의 내밀한 의미 ▲심산유곡의 애칭이요 ‘불후지지고산향(不朽之地高山香)’으로 영원히 삭지 않을 고산 혼의 요약이며 ▲교제의 지표로서 ▲청순하자는 행동 선언이다. ▲입향인(入鄕人)을 맞는 멋진 예의이고 ▲공직자의 고상한 근무 자세이다. ▲물건 미화용 상표의 뜻을 뛰어넘어 환골탈태해 ‘사람 냄새’를 풍기자는 고산 사람들의 맹세이며 ▲공경·사랑이 함축된 도덕 훈이다. ▲어느 날 밥 한 끼 사려고 둘이 찾아가니 따라 나와 네 사람 불러 7인분 밥값을 내는 인정이 ‘고산향’으로 보인다. 하루 수십 번 찍히는 cctv를 벗어나 높은 산 깊은 골짝에서 평형을 찾으려 할 때 부르는 손짓이 ‘고산향’이다. 고산향은 곧 인격이요, 믿음이니 너 나의 인사말로 새로 써 보자. 향수(香水) 향기 좋을수록 값이 비싸고 ‘향 싼 종이 향내 나며, 생선 매끼는 비린내를 풍긴다.’ 인성을 두고 하는 말로 향(香)을 소재로 한 표현이 아주 많다. 문사 그림 그려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이라 써 넣으면 “매화 한평생 추워도 ‘향기’ 팔지 않는다!”라 새겨 읽고 충절과 그 지조를 따랐다. 제사와 불전에 향불 피움은 신인의 소통이다. 사향(麝香)은 궁노루 향낭(香囊)을 말려 만든 향료라는데 무척 비싸단다. ‘향남 설북(香南雪北)’은 부처님이 거처하는 땅 곧 ‘향산 남쪽, 설산 북쪽’으로 『전등록(傳燈錄)』의 글이다. 중국 요리집 ‘천리향(千里香)’·‘만리향(萬里香)’ 이름대로 음식 맛이 좋고, 진묵대사 어머님의 묏자리 ‘천년향화지지(千年香火之地)’는 김제 만경 화포리의 자랑이며, ‘성춘향(成春香)’과 ‘향단(香丹)’ 아직도 영화 속에서 남자들을 끌어들인다. 향초(香草) 있어 향내 나는 방이 ‘지란지실(芝蘭之室)’이며, 선인 군자의 지칭인데, 이 앞에 ‘여입(如入)’을 넣을 경우 ‘착한 사람과 사귀고 지내면 저도 모르는 사이 닮아진다’는 교우선택의 지침이다(공자가어). ‘훈초(薰草) 향기 지녔기에 불에 탄다’의 원문은 “훈이향자소(薰以香自燒)”로 ‘감춰지지 않는 재주 때문에 몸을 망친다.’는 비유로 험한 세상을 말한다. “물고기 향기로운 미끼에 걸려 죽는다[향이지하 필유사어(香餌之下必有死魚)]” 『삼략(三略)』에서 보았다. “고기 썩으면 고약한 냄새나고 구덕이 생긴다”가 ‘육부출충(肉腐出蟲)’, 이는 부자, 고관, 지도자가 새겨들을 금언이다. 판사가 형을 선고 할 때의 기준이 되어 고기덩치 커서 썩은 냄새 고약할수록 형량은 무거워진다. 그러나 ‘고산향’만은 온 세상의 추잡한 악취를 말끔하게 씻어 덮어버리는 청량제이다. 4월 총선에 누가 향초처럼 좋은 향기를 풍겨낼까?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09:49:23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