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길이 넓어 자동차 곳곳에 다니며, 마을마다 양옥집이 흔하니 거기가 거기 거의 같게 보이지만 옛날엔 사람 살기 좋은 곳이 따로 있었다. 완주는 어디였을까? 봉동․삼례와 용진이었다. 이 글 아래 쪽 서른아홉 한자 속에 그 설명이 다 있다. `율담(栗潭)`은 `율소리` 앞대산 터널 옆 ‘깊은 물’로 본다[全州栗潭/전주율담]. 여기 물은 주줄산 서쪽 여러 골에서 내려온다는 말 맞고[全州之栗潭。受珠崒山以西諸谷之水/전주지율담. 수주줄산이서제곡지수]. 논에 물 대니 이로우며[利於灌漑/이어관개], 땅은 아주 기름져[​地爲上腴/지위상유], 메벼, 물고기, 소금, 생강, 모시, 대, 감이 넉넉한데[​有稉稻魚塩薑芋竹柿之利/유경도어염강저죽시지리], 여기가 바로 ‘양전포’와 ‘오백주’로서 모두 생업이 풍족하다[良田浦​/양전포, 五百洲/오백주, 皆饒生業/개요생업]라는 이곳 듣기 좋은 말이다.  ‘양전포’는 만경강 남쪽이고, ‘오백주’는 삼례와 그 일대로 전국에서 알아주는 지역이었다. 소양, 상관, 구이, 이서, 화산, 운주, 경천, 비봉, 동상, 고산은 여기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 외집(外集)64권 `명오지(名塢志)`에 나오는 얘기이다. 이 책 말대로 삼봉시가 어서 들어앉고 여기에 옛 고호(古號)를 딴 ‘우주정(紆州亭)’을 세워 만경강 기적을 일으켜 먹고 쓰고 남아 남 주는 고장을 만들어야 한다. 삼례운동장에서 뛰는 사람 그치지 않고, 식당마다 시장마다 사람이 넘쳐 발등 밟히는 고장이 되려면 완주경찰서 옆 ‘맑은 내, 맑은 물’을 세상 피서상품으로 바꿔내야 한다. 하이트맥주, 생강제품, 물고기매운탕을 먹고 수박, 딸기, 양파, 마늘 이고 지고 싣고 가는 특별한 농촌을 설계해 보자. 윤건중 전 농림부장관이 나온 고장에서 농촌 주저앉으면 되겠나. 봉상산업조합 역사를 살려내야 하며, ‘로칼푸드’ 뿌리를 향토사에서 찾아야 한다. 반남박씨, 전의이씨, 전주류씨, 전주이씨, 진주소씨, 진천송씨…잔치마당이나 제사상에 오르던 음식이 바로 로칼푸드 원조이며, 배고파 끼니 채우려고 여인네가 뜯어온 나물이 그 시원이다. ‘우주로(紆州路)’, ‘우주공원(紆州公園)’ 역사에 근거를 두고 지정한 관원은 두고두고 치하 받아 마땅하다. 주민들 지금 어떤 기분인지.​ 노래하며 춤추고 살아야 한다. 내년 4월 뽑힐 인물은 완주를 잘 알고 우리를 좋아하며 농촌 달라지게 할 사람이어야 한다. 고전을 읽을 수 있으면 더 좋고 혹 몰라 물음도 훌륭한 일이요, 인문에 밝을수록 존경 받는다. 완주 으뜸도시 건설도 좋지만 이런 정서를 어딘가에 담아둬야 오래 기억한다. ”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09:44:12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