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호’ 이름 좋다. 완주군 ‘경천(庚川)저수지’의 새 부름이다. 물 담긴 바닥 화산면 땅이니 제대로라면 ‘화산(華山)저수지’가 바른 표현이다.
화산 일부 지역을 빼고 이리저리 가로 막았을 뿐, 물 한 바가지 못 쓰는 데가 있으니 이 곳과 해원(解寃)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새 이름 ‘화산호’가 그 길이다.
운암저주지를 ‘옥정호’라 부르며 △서울 남대문(숭례문)·동대문(흥인지문) △전주 남문(풍남문)·객사(풍패지관) △진안 솟금산(마이산) △북한 풍악산(금강산) 처럼 화산 사람 ‘화산호’라 부르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못[池:지]’보다 호(湖)’가 커서 좋고 ‘꽃 뫼[華山:화산]’ 비치는 잔잔한 호수 화산에 자리했으니 ‘화산호’ 너무나도 당연한 이름이다. 내 몸의 다리 ‘내 다리’이듯, “독도는 우리 땅”이듯 ‘화산호’가 바른 호칭이다.
1933년 6월 20일 경천저수지 공사를 시작하여 1937년 12월 21일 완공했는데 그 비용이 120만5,800원이란다. 국책사업이라는 핑계로 살던 사람 내쫓고 물위에 금 그어 북은 성북(城北), 남은 운제라며 한 길 한 방향[一路一行:일로일행] 사람들을 가둬놓았다. 지난 80년간 옥포 고기잡이 몇 사람을 빼고는 바다만큼이나 무서운 위험 요소일 뿐이었다.
이제 이 애물단지(?)를 중국 서호처럼 매력 있는 지역가치로 둔갑시켜야 한다. 화산면 11개리 두 차례의(1914, 1935)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입은 상처 이제야 아물어 생명존중, 보혜(輔惠)정신 빛나는 문화를 열어나간다. 한말 옥포(玉包)동네 174호 큰 마을이었다.
그 일부가 산 중턱에 집을 짓고 1,300년 전 신라시대 이름 ‘운제(雲梯[玉浦])’ 그 생명력이 대단하다. 맛, 풍경, 인심에 취하도록 어릴 적 삼기(三奇) 소년 받아주어 ‘운제산’·‘화산호’ 외치게 함은 우연이 아니다.
구룡목에 ‘화려강산 통문(通門·統門)’을 세워 정체성을 드높이고 공원에 장응추(張應秋) 임진 의병장 공적비 생각 올바른 시대정신이다. 고성산(운제산·도솔산) 꼭대기 성 쌓던 이야기 ‘남매경쟁’이나 당시 어머니들의 아들 선호사상이라 보지 말고 ‘여자 참여’ 성스러운 미담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신화평 명당론을 그대로 살려 모이는 고장을 만들자. 쇠똥 냄새가 문제라고? 고치면 된다. 날아간 머리카락 소용없고 빗 질 후 살갗에 붙어있는 모발이 내 것이듯 ‘화산호’는 현재 주민들의 것이니 달아난 마음 되돌아오게 하자.
군수, 문화관광과, 면장 모르더라도 지혜 주어 활력을 찾아주자. 아명, 이름, 자, 호, 군호, 시호 등 여러 개 일수록 자랑이듯 ‘화려강산 화산호’를 신선 사는 대운의 터로 드높여나가자.
“옥포 떠난 유람선/ 돌다리 어디냐/ 갈매봉 저기다/ 수락에서 목 추기고/ 뒷골 지나 운제산을 바라보니/ 여기는 화려강산 천사의 땅이라네/ 꽃 속에서 노래하며/ 구름처럼 두둥실 피어 오르자.” ‘8로·8곡 우리 땅, 호수, 사람’ 모두 존엄하다.
화산면의 표상 ‘화려강산’에 어울리는 ‘화산호’를 시어(詩語)와 노래에 계속 담아 나가자. 전 이계임·전현숙 여 면장을 기억하라.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