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휴양림 가운데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각광받는 고산자연휴양림. 대한민국 최초 무궁화를 테마로 조성된 무궁화테마식물원. 완주군을 대표하는 명소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두 곳에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완주군청 휴양림레저캠핑팀에 근무하는 최우식(55)팀장이 오늘 소개할 주인공이다. 오색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지난 12일 그를 만났다. 그는 고산자연휴양림의 입지승인부터 수목을 심는 등의 코디역할까지 도맡아했으며, 무궁화테마식물원 역시 국가예산 기획단계에서 부터 참여했다. 두 곳의 탄생에서 성장까지 의 과정을 눈으로 지켜봤던 그 이기에 심겨진 나무 한그루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완주군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많은 애정을 쏟은 곳으로 바로 이 두 곳을 꼽았으니, 당연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듯 싶다. 고산자연휴양림 내 식재된 수목 가운데는 그와 얽힌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는 나무도 많다. “소양 용연마을 앞에 버려져 있던 단풍나무 33주를 가져와 이곳에 심었는데 개관식 때 당시 군수님이 잘 심었다고 칭찬했어요.” 뿐만 아니라 조경납품업자가 규격이 일정치 않아 버리려고 했던 상수리나무 43주를 심었던 기억도 있다. 진입로에 있는 이팝나무는 그가 경북 영월중학교와 진안 마령중학교, 송광사, 전주교대 등에 심어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얻어 심었는데, 그 이유는 봄에는 벚꽃 구경하기 위해 휴양림에 상춘객이 몰리는데 반해 5월말에서 6월초에는 사람이 없어 사계절 어느 때나 휴양림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였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가로수, 도로변 화단, 보건소, 도서관, 농업기술센터 등 완주군 곳곳에 심겨진 나무의 설계에도 참여했다니 군민이 지나는 곳마다 그의 땀이 배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그의 성실함과 뜨거운 열정은 군수표창, 모범공무원, 대통령 표창 등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자식 같이 느껴진다는 그의 지독한 나무 사랑은 언제부터였을까? 완주 화산이 고향인 최우식 팀장은 3남 4녀 중 차남으로 고등학교때 전주로 나와 동생들을 돌볼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고 성실했다. 고 3때 공무원에 합격했지만 포기하고 집안 형님의 권유로 농대 임학과에 입학했다. “중학교 농업시간에 친구와 산에 가서 악어배 나무에 배를 접목했을 때 큰 배가 되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학창시절의 추억이 대학진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단다. 그는 농대 임학과 입학 후 캠퍼스 낭만을 사치라 생각하고 공부에 열중해 조경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군 전역 후 조경회사에 잠시 근무하다 87년 9월 시험에 합격, 녹지직 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30년 가까이 나무와 인연을 맺고 매일매일 특별한 동거를 하고 있다. 강산이 세 번 바뀐 시간동안 나무와 함께 살고 있으니 지겨울 법도 한 데 오히려 첫 사랑 만큼이나 설렌다는 최우식 팀장. 매년 전북 임업인 한마음대회 이벤트로 진행되는 수목 이름 맞히기에서 1등을 거머쥐면서 나무박사들이 즐비한 임업시험장의 연구원들의 자존심을 꺾어 놓았으니 ‘나무’와 관련해서는 완주, 아니 전북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그는 참나무과에 속하는 상수리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꼽았다. “열매는 춘궁기때 식용 혹은 동식물 먹이로 쓰고, 잎은 방부제, 줄기는 표고와 숯, 껍질은 누와집 지붕, 버릴게 없이 우리에게 내어 주니까요.”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을 끝으로 ‘나무를 사랑하는 남자’ 최우식 팀장과의 인터뷰를 마친다. “사람은 의사에게 어디가 아픈지 말하면 고쳐 주고, 수의사는 동물의 울음소리로 상태를 아는데, 나무는 말을 하지 않고 울지 않으니 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최종편집: 2025-08-13 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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