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헬조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필자 역시 최근에 이 ‘헬조선’이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헬조선’의 뜻은 지옥을 의미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이며, 한국에서 살기가 지옥에서 사는 것처럼 힘들다는 의미라고 한다. 아니, 그 예전 필자가 삼례 시골에서 어렵게 크던 시절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잘살게 된 오늘의 대한민국.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에 다가섰고,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지옥’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이게 말이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한 사회의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세대의 행복지수이다. 그런데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도가 세계 꼴찌라고 한다.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는 약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지난해 한국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자살한 학생 중 성적비관을 이유로 목숨을 끊은 학생의 비율은 2012년 11.5%에서 2014년 8월 기준 22.9%로 늘었다. 또한 이제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우리 어릴 때처럼 집안은 가난하지만,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이제 사라졌다. ‘SKY’ 명문대의 절반이 부자 동네인 서울 강남 4개구 출신이고, 일반고 등록금의 4배 이상 많은 자사고, 특목고 출신이다. 이제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대학에 입학해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20대들은 자신들을 ‘3포 세대’라고 부른다. 3포, 즉 인생에서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란 말이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런데, 이제 ‘3포’를 넘어 내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포기한 ‘7포 세대’란 말까지 나왔다. 이러니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라고까지 부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청년들이 이 사회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결국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다. 그들에게 ‘우리 때는 안 그랬다.’고,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해봤자 전혀 해결책도 되지 못하고, 그들과의 공감과 소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주어야 한다. ‘헬조선’이 아니라, 그래도 우리 사회가 살만한 사회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필자는 그 시작은 ‘기회’의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나 그 출발선에서는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역할은 바로 미래 세대에서 희망을 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정치’가 맡아야 한다. 지금처럼 당리당략에, 패거리 정치에, 부정부패로 표상되는 ‘정치’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정치’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김정호 = 호산 공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최종편집: 2025-06-24 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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