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BS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대한이, 민국이, 만세 등 삼형제는 웬만한 연예인 뺨칠 정도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일명 ‘삼둥이’라 불리는 배우 송일국씨의 세 쌍둥이의 인기로 다둥이(자녀 셋 이상) 가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다둥이 가족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송기중(47)·이경희(43)부부와 네 명의 자녀.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가는 이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다둥이 엄마·아빠의 만남
송기중·이경희 부부는 현재 완주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각각 시설하우스지원사업과 우량종묘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충 눈치 챘겠지만 사내 커플이다.
임실 성수가 고향인 남편 송씨는 5남 무녀 중 넷째. 경천면 감나무집 딸로 통하는 부인 이씨는 잘 알려진 전 완주군산림조합 이창구 조합장의 2남2녀 중 셋째.
이들에게 지난 1997년 9월 1일은 부부로 이어준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된다. 이날 송씨는 공무원에 신규 임용됐고, 이씨는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완주군으로 전입왔다.
한 날 같은 곳에서 근무하게 된 두 사람. 그렇게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송씨는 이씨의 착한 성격에 반해 ‘사귀자’고 먼저 말을 건넸고, 이씨는 ‘한 달의 시간을 달라’며 신중히 대답했다.
하지만 송씨에게 한 달은 10년과 같았던지 매일 삐삐에 자작시를 녹음해 이씨에게 보냈고, 시를 좋아하던 이씨도 그의 글 솜씨에 매료돼 결국 사귀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결혼 후에 살림을 합치는데 남편이 보내준 시는 모두 용해원 시인의 작품이었어요. 속았던 거죠(웃음).”
이후 점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이듬해 11월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다둥이 가족을 소개합니다
부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4명의 자녀가 있다. 아들 하나에 딸 셋. 첫째는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원석(16)군. 태명은 ‘아지’. 부모가 원하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정도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듬직한 장남이다.
알알이 맺힌 포도송이를 힌트삼아 ‘아리’라는 태명을 갖고 태어난 ‘둘째는 혜원(15)양, 올해 중학교 2학년이다. 동생들에게는 언니라기 보다는 엄마같은 존재다. 동생들을 잘 챙기고 돌봐주기 때문이다.
교회, 학교, 학원 등 가는 곳마다 친구가 따로 있을 만큼 사교성이 풍부하다. 욕심도 많아 요즘 음악, 헬스, 요가 등 배우는 데 푹 빠졌다고.
초등학교 3학년이자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태어나 부모에게 기쁨을 주었다는 뜻에서 태명이 ‘기쁨이’라고 불린 셋째 지원(10)양.
바쁜 직장생활로 제대로 마음 써 주지 못해 늘 불안해하고 인상도 좋지 않아 부부가 가장 걱정하고 미안해했던 딸이다.
육아휴직 후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엄마가 3년 동안 같이 있으면서 눈에 띄게 밝은 성격으로 바뀌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았단다.
막내 예원(7)양은 태명이 ‘소망이’다. 의학적으로 해석이 되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 부모에게 소망을 주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
여군출신의 외할머니를 닮아서인지 목소리가 커서 아파트 주민은 물론 직장 동료들에까지 ‘목소리 큰 아이’로 통한다.
애교 만점인 예원양은 부모의 기쁨조이자 가족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란다.
다둥이 엄마 이경희씨는 미모는 물론 성격이 좋아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로운 아내라고 남편 송씨가 극찬했다.
농업분야에서는 남편보다 한 수 위. 송씨가 많이 배우고 있다.
다둥이 아빠 송기중씨는 유머감각이 뛰어나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대학교 동아리 회장과 2500여명에 이르는 농진청 산하 농촌지도사 품목별 연구모임(50개)의 전체 회장을 2년간 역임했다.
농진청 50주년 기념행사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 농림부장관 앞에서 브리핑했던 경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퇴직후 어려운 나라에 가서 재능기부 하고 싶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다둥이 엄마·아빠의 자녀교육법
다둥이네 집은 1층이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밝은 이유다. 부모는 하고 싶은 일은 하되 세상을 넓게 보라고 조언한다.
강제는 없다. 선택은 맡기고 방향만 잡아준다. 부부의 욕심은 처음부터 버렸다. 그렇기에 부모가 목표를 잡아놓고 몰아가지 않는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상황과 형편에 따라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부부의 교육방법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자녀들에게 많이 이야기 한다. 엄마가 늦으면 아이들이 밥을 해 놓는다. 요일별로 빨래 널어놓는 당번을 정해 놓는다. 어김이 없다. 또 먹을 것이 생기면 무조건 나눠 먹어야 한다.
그러니 양보하는 것은 저절로 배우게 된다. 아빠 송씨는 술 마시고 노는 시간보다 집에서 아이들 앞에 팔푼이가 돼 춤추고 장난치는 시간을 갖는데 노력한다.
■자녀가 많아서 좋은 이유
아이들이 많으니 서로 도와가며 사는 모습이 정말 예쁘단다.
예를 들어 부모가 함께 놀아주지 못할 때 큰 아들이 대신 부모 역할을 해주고, 회사에서 늦게까지 일해도 자녀들이 서로 의지가 돼 불안해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생인 지원이가 막내 예원이에게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먹이고 유치원에 보내는 것도 다둥이 가족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다.
옷을 물려 입고 책도 같이 읽고... 다반사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떡볶이, 라면 등 웬만한 요리를 할 줄 안다.
매년 엄마생일에는 딸이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케익을 만들고, 파티를 열어준다.
크리스마스 등 각종 기념일에는 자녀들이 편지를 써서 부모에게 전달하는 것도 연례행사다.
■끝으로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이경희씨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임여성들이 되도록 많이 낳기를 권했다.
아이를 키워보니 고생하고 수고스러웠던 반면에 얻어지는 기쁨이 생각보다 훨씬 많고, 힘들어도 아이들을 보면서 용기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덧붙여 정책적으로 사회가 아이들을 많이 낳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나 지원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장 내에서 아이를 임신했거나 어린아이를 키우는 직원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휴직하는데 눈치봐야 하고 퇴근하는데 눈치봐야 하는 분위기가 사라져야 한다는 게 엄마 이경희씨의 주장이다.
아빠 송기중씨는 가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작은 가족 내에서 배려하고 사랑하면 사회에서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