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이른 봄부터 피는 매화꽃이 지고 산수유와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계절 4월이다.
4월은 가장 꽃이 만개하고 온 천지가 푸른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목일이 4월의 시작쯤에 있나 보다.
4월에 포근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꽃과 나무 덕분이라 생각한다.
만일 꽃과 나무가 없었다면 우리에게 4월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의 일부일 뿐 의미를 크게 두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나무를 그냥 줄 테니 가져 가라”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래서 “아니 힘들게 키운 나무를 왜 저에게 주느냐?”고 되묻자, 지인은 “요즘 좋지 않은 경기 탓에 사람들이 나무를 심지 않아 나무 값이 형편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더 이상 키울 수 가 없어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는 그의 말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다.
그러고 보니 출퇴근 할 때 길 옆에 ‘나무를 그냥 가져 가세요’라고 쓰여 진 현수막을 여러 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지난 5일은 식목일이었다. 식목일은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마침 일요일이라 가족과 함께 나무 심기에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식목일이라 의무감으로 나무를 심었다 할지라도 그 의무감 조차도 감사하게 생각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가 대량으로 사용하는 많은 자원으로 인해 지구가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
매스컴을 통해 보도 됐듯 북극에서는 얼음이 녹고, 따뜻한 열대지방에서의 더위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더욱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도 더 이상 안전 구역이 아니라고 경고 한다.
한 세기 동안 인류가 파괴한 산림은 실로 엄청나다. 나무들이 베어지고 그 안에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들이 들어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밀림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나무를 베거나 심을 줄만 알았지 잘 가꾸는 데는 관심이 적었다.
마치 나무가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자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가다 보면 우리 후손들은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생활해야 하고, 깨끗한 공기와 녹색 숲은 오래된 향수처럼 간절히 기다리고 원하는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물을 사 먹는 것을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처럼, 후손들은 공기를 돈으로 구입해서 숨을 쉬어야 될지 모르는 일이다.
적어도 우리 후손에게 유산을 물려줄 때 주더라도 공기만큼은 편안히 들어 마실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50년간 나무가 자랄 경우, 한 그루의 나무에서 3만달러에 해당하는 산소를 생산하고, 3만 5천 달러에 해당하는 물을 재생산하며, 6만 달러에 해당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나무는 농촌지역의 나무보다 다섯 배에서 열배정도 더 이산화탄소를 감소 시키고 환경적 효과가 높다고 보고된다.
늘 내 주변에 있던 나무에 새삼 고마워지는 마음이 드는 이유다.
오래전 식목일이 제정될 즈음에는 황폐하고 삭막한 산림에 녹화를 위해서였지만 요즘은 그 의미가 더 광범위하고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산소를 제공해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 토사유출방지, 야생동물보호 기능뿐 아니라 숲을 통해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휴양과 치유로써의 기능도 커졌다.
나무 심기 좋은 4월이 가기 전 우리 모두 내 나무 갖기 운동에 동참하면 어떨까? 내가 심은 나무 한그루가 우리 마을을 지키고, 더 나아가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심는 나무 한 그루는 단순한 나무에 그치지 않고 행복한 내일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는데 대해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내 나무 갖기 운동 같은 행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군민들이 숲의 소중함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끝으로 오늘의 작은 실천이 내일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을 확신하면서, 미래세대에 소중한 자원으로 물려줘야 할 우리 땅을 위해 나무 한그루 심어 볼 것을 간절히 제안해 본다.
/ 유희태 = 민들레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