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1일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있었다. 완주관내 10개 조합장 후보자 33인 뜻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많아 고생했다는 게 공론이다. 그런데도 투표율이 높았음은 유권자의 관심과 체면 때문이란다. “내가 나왔는디 니가 기권해!” 이런 뒷소리를 의식해 투표했다는 조합원이 있다. 농업공부를 한 15인 전문성을 살려 큰일 한 번 해보겠다는 고운 마음으로 나섰다면 치하 받아 마땅하다. 경영, 상업, 수산, 무역 수학자 틈에 끼어 초등학교 학력만을 밝힌 당당한 모습도 훌륭했고, 아예 쓰지 않은 분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니 거론하지 않는 게 신사이다. 대학은 경영대학원을 두어 학력관리를 해주고 재미를 보아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표현이 이런 경우에 걸맞다. 겉포장을 뜯어 안을 보라. 오직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당선자가 있다면 기립박수를 보내야 한다. 고학력만 눈에 드는 외눈박이는 도대체 어디에 속하나? 학력과 관계없이 내조 잘하는 여인, 부모님 학력 낮아도 이 일 저 일 상의하는 박사, 동생 위해 희생한 형 내외를 지극히 존경하는 아우 있지 않나? 묘비 비록 학생이지만 소 잡아 시제 모시는 집안 있고, 대광보국숭록대부 무덤을 묵히며 땅 못 팔아먹어 싸우다 재판하는 족속 수두룩하다. 가방 끈에 비례해 부모 공대하는 몰상식한 여석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이래도 내 사랑, 저래도 내 사랑…’ 이런 노래 가락처럼 학력타령 없이 얼싸안고 춤추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가자. 저학력 열등의식을 저버리고 오로지 정직한 행위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바란다. 《후한서》에 ‘물색(物色)’이란 말이 있고 사전에도 나온다. 조합장은 ‘물색’에 노력하면 실수 없을 것이다. 태산은 흙을 버리지 않는다. ‘감성적 인간이 최고 인재’임을 알고 문 활짝 열어 휑한 바람 쏟아져 들어오게 하라. 나갈 때 밀짚모자 부끄럽지 않으면 성공할 것이다. 돈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지구촌 1% 인구가 세계 부 절반 이상을 집어 삼킨다니 이 마당에서 농민들이 제물 되지 않게 지켜나가면 그 이상 더한 위인 어디 있으랴. 산내 400m 산중턱 토비지고 올라가 감나무 거름 주는 이웃이 곶감 분 같은 조합원이더라.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0: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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