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의 특산물 하면 단연 딸기를 꼽는다. 얼마 전 삼례딸기축제도 성황리에 폐막됐다. 올해로 17회째 맞았으니 딸기축제는 삼례만이 아닌 완주의 대표적인 축제라 해도 이견은 없을 듯싶다. 이렇듯 20년 가까이 이어온 딸기축제에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는 한 부부가 있다. 삼례읍 구와리에 사는 유서옥(58)·성순자(55)부부가 오늘 소개할 그 주인공이다. 삼례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이 부부의 이름 석 자 정도는 기억하지 않을까? 이 부부의 유명세 뒤에는 10년 전 도내에서는 제일 먼저 도입했던 특별한 딸기 재배법이 숨어 있다. 바로 ‘고설양액재배’가 그것이다. 고설양액재배는 사람이 선 채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앉아서 하는 토경재배에 비해 작업 피로도가 낮다. 때문에 앉거나 몸을 구부려 일하는 농부에게서 많이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등 이른 바 ‘농부병’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유씨의 설명. 뿐만 아니라 탄저병 등 토양에서 오는 병해충 피해가 적고, 흙이나 먼지가 묻지 않아 깨끗하고, 특히 딸기의 핵심적 기술 중 하나인 생식생장과 영양생장의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고설양액재배의 큰 장점이란다. “예를 들어 꽃을 피우려면 인산을, 잎을 키우고 싶다면 질소를 투여하는 등 딸기의 생육에 맞춰 매일 주기적으로 영양분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죠.” 당도가 높고 육질이 치밀해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다. 유씨가 고설양액재배에 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전문가로 통하고 있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당시 만해도 지금처럼 보조사업이 없어 순수 자비로 하다 보니 시설 자금 마련의 어려움, 그리고 재배방법이나 시설 등에 관한 매뉴얼도 정립돼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유씨의 타고난 부지런함, 3~4년 동안 밤잠을 새가며 고설양액재배 연구에 몰두하는 등 일에 대한 끈기와 노력은 결국 성공적이라는 달콤한 결실로 보답해주었다. “토경재배와 다른 점은 EC(비료염료농도)와 pH(수소이온농도) 수치를 잘 맞춰야 하는데 매일 매일 체크해가면서 딸기가 잘 자라는 수치를 찾아냈어요.” 유씨는 고설양액재배의 노하우를 혼자만이 아닌 지역민과 함께 나눴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6년 유씨는 제41회 새농민상 농업기술부문 본상을 수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고품질 삼례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유기질 액배 및 퇴비 개발과 저온처리를 통한 출하시기 조절, 딸기 묘목 육종개발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이같이 수상했다. 이후 딸기 성공재배에 자신감을 얻은 부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삼례딸기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체험농장을 운영키로 했다. 그동안 땀 흘려 번 돈으로 50여평 남짓 체험농장을 건립, 준공만을 남겨뒀으나 지난 2012년 당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함께 부부의 꿈도 날아가 버렸다. “지붕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허무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어쩌겠어요. 다시 모아서 지어야죠.” 농고 졸업 후 전북대농업개발대학원 원예과를 수료한 유씨는 지난 1981년부터 딸기농사를 시작, 올해로 35년째 한 우물만 파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 딸기연구회 이사 외에도 부끄럽다며 다른 직함은 말하지 않았지만 농업관련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 아내가 딸기농사에다 시부모 모시고 많은 고생을 했지만 불평 한 번 안했어요. 옆에서 든든하게 지원군이 되어준 아내가 정말 고맙죠.” 아내 성순자씨도 삼례읍새마을부녀연합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틈틈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묵묵히 지역 농업을 걱정하며 해법 찾기에도 시간을 투자한다는 유씨. 인터뷰 말미에 행정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농업에 관한 석학들이 즐비한 농촌진흥청이 우리 지역으로 이전했는데 행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완주 농업발전에도 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최종편집: 2025-08-13 12:10:46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