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읍 완주테크노밸리에 소재한 (주)동의테크(대표 홍재철, 37). 엔진의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 헤드(Head)와 블록(Block)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08년 회사가 탄생된 이래 아직 채 10년도 안된 작은 회사지만 탄탄한 기술력으로 국내 굴지의 LS엠트론(주)과 LG전자(주), 국제종합기계(주)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부품을 생산 납품하고 있다.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완주테크노밸리의 원석에서 보석으로 변모해가는 (주)동의테크 홍재철 대표를 만나 성공담을 들어본다. 고향이 대전인 홍재철 대표. 목공소를 운영하던 부친을 닮아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다. 학창시절 그림그리기, 만들기 등 대회에 참가하는 족족 상을 휩쓸었다. 공고 기계과를 졸업하고 19살 되던 해, 병역특례회사에 입사, 5년 동안 근무 하면서 ‘30살에 반드시 창업 하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또 하나, 직장은 창업하기 전에 세 곳을 가겠다는 것도 자신과의 약속에서 빼놓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직장에서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두 번째 직장에서는 저의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세 번째 직장에서는 인맥을 쌓기 위해서였어요.” 첫 직장은 육절기 회사 , 즉 고기 자르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에 입사했다.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고 손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고집스럽게도 계속 물건을 빼내다 보니 불량이 많이 나와 덕분에 ‘불량제조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했다면 오늘날 (주)동의테크는 없었을 것이다. “남들 퇴근하고 혼자 공장 문 열고 들어가 기계 돌려보는 일은 일상이 되었죠.”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밤을 새서라도 끝장을 봐야하는 그를 보고 직장상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5년간의 첫 직장생활을 끝내고 두 번째 직장은 지인에게 부탁해 작은 회사를 찾았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작은 회사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때문에 체계가 없어 할 일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서 였단다. 나이 스물 네 살 되던 해, 그의 생각대로 인천 남동의 직원 3명, 관리부장 1명에다 기계가 단 두 대인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매출보다 투자가 더 많았을 정도로 체계가 엉망이었다. 어느 날 사장이 삼성에 납품을 하려는 제품을 꺼내 보이자 부장은 불량나면 큰 손실이 날 거라며 반납의사를 표했고, 다른 직원 역시 고개를 흔들었다. 이때 그는 ‘제가 한 번 해 보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 뒤 제품 제작에 착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 동안 매달린 끝에 제품을 완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시 대당 5백만원 정도 했으니 상당히 고가였죠. 4대 정도 만들어 2천만원의 매출을 며칠 새 올려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이일로 부장은 옷을 벗은 반면 홍 사장은 과장으로 승진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두 번째 직장은 홍 사장에게 성공 가능성 확인은 물론 창업을 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1년 근무 후 스물 다섯 살에 지인의 소개로 마지막 직장에 들어갔다. 자동차 1차 벤더 공장이었다. 직원 규모는 100여명, 중국에 공장이 있을 정도로 큰 회사였다. 개발 생산기술 업무에, 사업부 팀장을 맡았다. 이곳에서 카이스트 출신의 부사장을 알게 돼 5년 동안 인성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엔지니어 출신들이 대체로 고집이 세거든요.”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어 국방연구소나 신규자동차 개발업무 담당자를 만나는 일을 계속하다보니 성격이 많이 바뀌었단다. 2008년 7월 8일, 드디어 직장을 정리하고 창업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창업을 도와준 사람은 두 번째 직장의 사장. 당시 창업은 하고 싶었으나 자본이 없던 그에게 선뜻 장비 구입할 돈을 마련해준 덕분에 그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사장이 될 수 있었다. “창업을 하게 해준 핵심적인 분이죠.” 아버지의 함자인 ‘동의’를 따 동의테크라고 회사이름을 짓고 장비 한 대를 구입한 뒤 공장 한 켠에서 두 번째 사장의 일을 맡아 했다. 하지만 한 업체의 물건만 받아 만들고 납품해 돈을 받았으니 여느 월급장이와 똑같다는 생각에 1년 만에 접고, 경기도 시화로 옮겼다. 장비 한 대에 직원 한명. 연고 없는 곳에서 사업했으니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수입은커녕 오히려 빚만 늘었다. 2010년 말, 그에게 엔진 헤드 블록 개발참여의 기회가 왔고, 이 무렵 LS엠트론과도 파트너가 돼 이를 계기로 2011년 8월 완주 3공단으로 옮기게 됐다. 지난해 5월 완주테크노밸리로 이전한 뒤 현재 장비도 두 대에서 여섯 대로 늘어나고 인원도 3명에서 8명으로 증가하는 등 오랜 성장통 뒤에 회사도 조금씩 발전해 갔다. 올해 5월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현재 8억의 매출은 내년에는 50~60억, 창립 10주년이 되는 2018년에는 100억대도 가능하다는 게 홍재철 사장의 설명이다. 올해 6월이면 제 2공장도 준공돼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LS엠트론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주)동의테크는 완주군, 아니 전북의 보배 기업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 회사의 성장에는 반드시 회사대표의 숨겨진 노하우 등 경영철학이 숨어 있다. “직원들에게 기계와 대화를 자주 하라고 말합니다. 깨끗이 닦고 기름칠 해줘야 내말을 잘 듣죠.”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도 무조건 기계를닦고 공구를 정리 하다 보니 선배들이 자기의 이름을 불러 주었고, 그런 노력으로 스무 한 살 때 40명이 되는 현장직원을 통솔했단다. “제가 사업을 시작할 때도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한 것이 아니고 사람하고 했어요. 비즈니스를 내가 아무리 잘해도 저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한 번은 할 수 있겠지만 두 번, 세 번은 힘들겠죠?” 홍재철 사장은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요즘 직장인들은 회사와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거래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야 자신에게도 발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집무실에는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새겨진 조각 작품이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뜻인데 그는 ‘거두기 위해 뿌린다’로 말했다. 지금까지 홍재철 사장의 삶이 그랬단다. 의미를 곱씹으며 탐방을 마친다.
최종편집: 2025-08-13 12: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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