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면 운주로 213-14번지(구, 완창리 312번지)에 소재한 주지용(63)·김영자(60)부부의 농장.
1,650㎡ 규모의 시설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더운 열기와 함께 붉은 빛으로 탐스럽게 익은 주먹 만한 크기의 레드향이 한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됨에 따라 레드향을 수확하는 일손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열대 과수로 알려진 감귤류 과일인 ‘레드향’은 한라봉에 비해 모양이 납작하고 평평한 편이다.
과피 색깔도 한라봉과는 다르게 붉은 선홍색을 띤다.
또한 당도가 높고 산 함유량이 낮을 뿐 아니라 향이 좋다.
때문에 최근에는 일반 감귤보다 레드향을 찾는 소비층이 늘고 있는 추세란다.
레드향 재배는 정읍에서는 6농가, 완주군에서는 늘푸른농원주지용 대표가 유일하다.
주씨는 이전 까지 가지농사를 지었지만 연작피해, 노동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접고, 레드향에 관심을 돌렸다.
이후 지난 2012년 2년생 레드향 묘목을 심고 3년 동안 키워 올 초 부터 개당 2000~2500원 가격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하할 예정이다.
“레드향을 첫 수확한 뒤 시장에 내놓을 때의 심정은 마치 잘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레드향은 토질과 배수가 중요하고, 하우스가 높으면 가능한데, 완주군은 토질이 좋아 어디든 재배할 수 있어 점차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주씨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레드향 재배는 혼자서도 가능할 정도로 노동력이 크게 절감된다는 점이 큰 매력이란다.
이런 이유로 주씨는 올해 밀식 등을 통해 규모를 늘려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기존에 시설하우스를 갖추고 있다면 작목 전환으로 레드향 재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주씨는 경험으로 비춰볼 때 10년 전에 비해 기온이 3℃이상 상승했다며 레드향이 앞으로 기후변화대응에 적합한 품목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하지만 새로 시설을 갖추려면 투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자금 여력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한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곳 운주가 고향인 토박이 주지용씨. 주씨는 어려서부터 농장의 주인이 되는게 꿈이었다.
사진관을 30년 동안 운영했던 특이한 이력이 있는데, 사진이 보편화되고 사향길에 접어들면서 정리하고 농부의 길을 걸었단다.
부모님이 물려준 조그마한 땅위에 고추, 가지를 심는 등 품목을 다양화 하면서 점점 규모도 늘렸다.
“건방진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농사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사실 저는 지금까지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농사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땀을 흘린 만큼 제게 보람을 가져다주죠.”
때문에 부인 김영자(60)씨에게도 ‘일을 즐기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 한다고.
“너무 내 욕심만 채운 것은 아닌지...아내에게 미안하죠. 공동출하해서 손해 보더라도 아내는 불평 한 마디 안 했어요.”
바쁜 농사철, 주씨가 농협감사, 운주면사회단체연합회장, 완주군의용소방대연합회장, 운주면농민회장 등으로 활동할 때 아내는 일손이 부족해서 힘들어도 싫은 내색 없이 묵묵히 농사일을 도맡아 해줬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었다며 아내를 추켜세웠다.
남들에게는 모험과도 같은 레드향 재배에 나섰을 때도 아내 김씨는 후원자로 적극 나섰다며 인터뷰를 통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레드향의 첫 수확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주지용씨.
자신감을 얻은 주씨는 레드향 외에 감귤도 300여주 가량 심어 내년 7월에 수확해 물놀이 관광객들에게 맛보게 할 계획이다.
“도전과 노력 없이 성공은 없습니다. 계속해야죠.” 짤막한 그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면서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