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이야기 언제 들어도 싫지 않듯 ‘전주설화’ 뜻 깊기에 여기 소개한다.
전주교육지원청에서 낸 《전주의 생활》에도 있다.
옛날 완산 칠봉(七峰) 중 옥녀봉(玉女峰) 골짜기에 금송아지 한 마리가 살았다.
산신령이 금송아지에게 이 골짜기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마라 당부했다.
어느 날 천상의 옥녀가 아리따운 목소리로 금송아지에게 “내 목에 걸린 옥구슬 금실이 동강났으니 네 목 금줄 하나만 빌려 달라. 내가 하늘로 올라갔다가 다음 내려올 적엔 옥단지에 천상의 감로수를 담아 가지고 내려와서 네게 주마. 이 물을 마시면 너도 하늘에 올라가 땅에서 볼 수 없는 방초를 마음껏 뜯을 수 있단다” 이렇게 꾀었다.
금송아지는 이 말에 속아 산신령과의 약속을 깜빡 잊고 옥녀 있는 옥녀봉에 올라가 금실 한 개를 건네자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해 바위 덩어리가 됐다.
어느 날 배 서방이라는 젊은이가 이 바위를 깨면 그 속에서 금이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탐이 나서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 밤 옥녀봉에 올라와 바위를 깨려고 악을 쓰다 그만 추위에 쓰러졌다.
비몽사몽 간에 산신령이 나타나 꾸짖자 배 서방은 벌떡 일어나 집에 돌아왔으나 얼마 후 죽었다. 이는 산신령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란다.
금송아지, 산신령, 옥녀, 배 서방 서로 간의 옳고 그름은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어미 모(母)’자 모악산이 있다. 이 산은 옛날부터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돌봐준다더니 한국전쟁 당시에도 주변에서 죽은 사람이 없었단다.
악이 없다는 뜻의 ‘무악산(無惡山)’이라 부르는 신봉자도 있다.
완주군은 이리 저리 산이 많다. 오봉산에서 대둔산까지, 독배에서 만목재까지 이 안 우리 모두는 우쭐대지 말며 알고도 묻고 옳으면 따르며 서로 도와 밤낮 없이 쑤시는 관절염 위로하면서 정답게 살아가자.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아니다’. 옛 우동면 봉실산 인근 사람이나 봉상면민은 읍사무소 정자에 ‘우주정(紆州亭)’ 현판을 걸어 세상의 시선을 끌어봐라.
완주에 흥미진진한 영웅이 탄생했다. 거장 소병진의 손때 묻은 천년의 꽃 ‘전주장(全州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명품의 가치에 취해 보자. 이게 배운 사람들의 이웃 사랑이니라.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