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싸움소의 왕중왕을 가리는 제9회 완주 전국민속 소싸움대회가 3만여명의 구름관객이 몰린 가운데 지난 1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전국민속소싸움협회 완주군지회(회장 김용범)가 주관하고, 완주군 및 축산단체 등의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내로라 하는 141두의 싸움소가 출전해 백두·한라·태백급으로 각각 나뉘어 승자대결방식으로 펼쳐졌다.
지난 9일부터 닷새 동안 완주 화산체육공원 옆 특설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경남 김해시의 박희준씨의 ‘누리’가 백두급(850kg이하)에서 우승을 차지, 6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며 전국 최고 싸움소로 등극했다.
우승 영순위로 지목되고, 감아돌리기가 주특기인 ‘누리’는 결승전에서 우승경력이 많은 ‘화악산(최재관, 경북 청도군)’을 누르고 백두급 최고 자리에 앉았다.
한강급(770kg이하)에서는 신예지만 뿔치기로 이번대회 돌풍을 일으킨 경북 청도군 최진호씨의 ‘백머리’가 상금 500만원과 함께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최진호씨는 한강급은 물론 태백급(670kg이하)에서 ‘번개’마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떡쇠(유재욱, 경북 청도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총우승상금 900만원을 챙기며 2관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에 반해 완주군협회 소속의 백두급 ‘범용이’는 ‘폭발’, ‘병암’ 등 쟁쟁한 우승예상 소를 물리치며 8강에 진입했으나 ‘누리’에 져 아쉽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했다.
9회 대회를 종합해보면 이번 대회는 체급별 1위부터 4위까지 경북 싸움소들이 싹쓸이하는 등 ‘남의 잔치’가 돼 앞으로 완주군 싸움소의 기량 향상과 저변·확대를 위한 자치단체의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전국민속소싸움협회 완주군지회 김용범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장소를 화산으로 옮겨 관람객들이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소 싸움장을 찾아서 기쁘고 감사 드린다”면서 “내년에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더 알찬 대회가 되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완주군농업기술센터 김중옥 소장도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 면단위 최고 한우사육 두수를 자랑하는 화산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완주소싸움대회가 전국 최고의 대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소싸움 경기 외에 매일 추첨을 통해 송아지 5두와 한우사골세트 등 푸짐한 농축산물이 경품으로 제공 됐으며, 한우협회 완주지부에서 한우시식회, 양돈협회에서는 돼지고기 시식회를, 화산농협은 한우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코너를 마련하는 등 부대행사도 푸짐하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