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고산면에서 작은 과자 공장을 운영하는 정상식(49)씨. 유한회사 자연뜨락의 대표다. 유기농 쌀과 친환경 야채, 국내산 한약재만을 엄선, 간식으로 많이 찾는 일명 ‘뻥튀기’라 부르는 쌀과자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쌀 과자라고 해서 다 똑같은 쌀과자가 아니다. 정 대표가 만드는 쌀과자는 소금이나 설탕, 색소 등 식품첨가물 없이 말 그대로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해 만들었다. 그러니 영양은 의심할 필요 없다. (유)자연뜨락에서 생산되는 쌀과자의 종류 또한 상상 이상이다. 배, 사과를 섞어 만든 과일 쌀과자, 백미 보리와 쌀을 넣어 만든 곡류 쌀과자, 도라지와 우엉, 홍삼, 연근 등 몸에 좋은 한약재를 넣은 쌀과자, 비트, 고구마, 단호박, 당근, 시금치, 양파 등 싱싱한 야채를 사용해서 만든 야채 쌀과자 등 종류만도 14가지다. 그야말로 자연을 제품 안에 모두 담았다. 언뜻 보기에는 제품 생산 과정이 쉽게 보일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길쭉한 모양의 쌀과자를 만들기 까지 1톤 가까이 쌀을 버렸단다. “뻥튀기를 너무 쉽게 생각했어요. 인근 고산 장날에 20년 넘게 뻥튀기 장사했던 아저씨에게 자문을 구했고 6개월 동안 매일 공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연구와 실험에 몰두했죠.” 하지만 시장에 내놓을 만큼 만족할 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70%정도 완성됐는데 나머지 30%를 채우지 못했어요. 고민한 끝에 환기와 가습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게 돼 건조시스템을 곧바로 갖추고 나서야 문제가 해결됐죠.” 이렇듯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 생산에 성공 했지만 판로가 문제였다. 인터넷 쇼핑몰을 제작했지만 제품 홍보가 되지 않아 매출도 바닥을 쳤고, 사업 자금도 점점 말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 시흥과 진주에서 대량으로 벌크를 주문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와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후 전주시내 생협매장, 고산·봉동·소양 하나로 마트와도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를 본격화하자 주문량도 덩달아 늘어났다. 특히 아토피에 민감한 젓을 뗀 갓난아이를 둔 어머니들이 이유식과 간식 대용으로 쌀과자를 많이 구매했다. 뿐만 아니라 이가 약해 씹기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의 간식거리로도 구매가 증가했다. 이제 정 대표는 대형 할인 매장 등 더 큰 시장을 겨냥하며 대량 생산을 위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출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제품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우리 완주지역의 특산품인 감이나 생강 등을 제품에 담아볼 생각입니다. 저 혼자만이 아닌 지역과 함께 공존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 확신합니다.” 지난 2012년 10월 고향인 임실에서 사업의 첫발을 내딛은 정 대표는 사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자그마치 30년 넘게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왔던 그가 동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하겠다며 돌연 연극무대를 떠나 사업가의 길을 선택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협에 입사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해 있는데 우연히 연극 포스터에 매료돼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퇴원후 극단에 들어갔지만 연극배우의 삶이란 게 배고픔의 연속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만큼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했단다. 서른 아홉의 나이에 연극영화과에 입학, 늦깎이 대학생이 된 정대표는 이후 무대 외에 강단에서 아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에게 사업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대학원 재학 당시 ‘한방과 발효를 이용한 유기농 쌀과자 플랜’이란 사업계획서가 선정된 후부터였다. “아이들이 먹는 간식이 대부분 일본이나 수입제품이 많았는데 원재료에 대한 이력 추적이 불가능했던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우리나라 영유아들이 우리 땅에서 생산된 것을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진실은 언젠가는 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에 담고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는 정상식 대표. 그의 계획을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오로지 지금은 쌀과자 하나 밖에 없어요. 매출도 오르고 기반이 잡힌다면 뮤지컬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요.”
최종편집: 2025-08-13 1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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