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미게 하는 맹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연말이 가까워 지면서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는 요즘. 사진을 공통분모로 만난 사람들이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영상회(회장 이준택)’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구 학생회관) 2층 전시실에서 ‘명필과의 만남-글씨가 있는 풍경’이란 제목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운 비경이나 축제 속의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등의 여느 전시회와는 달리 대한민국 유명 사찰이나 문화재 등의 현판에 새겨진 당대 최고명필들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알려지지 않은 우리 문화를 찾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 발품을 팔며 전국을 누비는 것도 일체 망설임이 없다는 것, 바로 전주영상회 사람들의 같은 생각이다. 특히 전시회에 선보인 50여점의 작품 중에는 김제 다문화가족 사진, 중증 장애인 재활시설인 소양 무지개 가족사진 등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모습들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당당히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완주 용진면 지암리에 사는 어르신들의 영정사진도 소개돼 가슴 한켠을 감동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이들의 작품 속에는 사람 냄새가 진하게 녹아있다. 화려함 속 순간의 감탄보다는 평범하지만 오랫동안 가슴에 기억되는 전주영상회의 작품들. 지난 1983년 4월 사진을 좋아하는 8명의 회원들이 모여 창립, 전북예술회관에서 창립전을 개최하면서 전주영상회의 역사가 시작됐다. 올해로 29살을 맞은 전주영상회는 내년이면 스스로 독립한다는 이립(而立), 즉 서른 살이 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15명이 왕성한 활동하고 있다. 매년 전시회 여는 것은 기본, 10년 전부터 전북도내 시골마을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어 선물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가격이 비싼 이유로 영정사진 마련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란다. 지금까지 영정사진을 선물 받은 어르신은 족히 1천명이 넘는다고. 5년 전부터는 한국문화에 서툰 다문화가족들을 방문, 가족사진 봉사도 하고 있으며, 장애우들에게까지 확대했다. 전주영상회 회원 중 박종권(57. 금암동 알파텔레콤 대표. 원안사진)씨는 전시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등 살림꾼으로 통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처럼 그의 반쪽 강미자(54)씨도 회원으로서 휴일이면 항상 남편 박종권씨를 따라 출사에 나선다. 이준택 회장은 “사진이 좋아 만난 사람들이지만 우리 이웃에,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에도 관심을 갖겠다”면서“29년을 맞은 전주영상회가 앞으로도 영원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관심 없는 것에 대한 관심’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는 전주영상회 사람들의 활약, 기대해본다.
최종편집: 2025-08-14 03: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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