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면 하이리 마을에 사는 정선진(41)씨. 하이리 마을의 부녀회장이자 최연소 아줌마다. 와일드푸드축제, 북페스티벌, 평생학습 한마당 등 완주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단호박죽이나 단호박식혜를 한 번쯤은 맛보았을 거라 생각되는데 바로 그것을 만든 주인공이 정선진씨다. 때문에 그는 ‘호박 아줌마’로 통한다. 흔히 못생긴 사람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게 ‘호박’이기 때문에 ‘얼굴이 설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상상만으로 족하다. 뽀얀 피부에 백만불짜리 미소를 지닌 매력녀다. 임실 삼계면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22살, 이른 나이에 중기업을 하는 남편 황정호(47)씨와 결혼, 현재 용진면 하이리 마을에 살고 있다. 시아버지는 ‘방울토마토’하면 이름 석자를 떠올릴 만큼 유명한 황의홍(78)씨. 농사꾼의 딸로 태어났지만 흙 한 번 만지지 않을 정도로 곱게 자란 그는 방울토마토 농사짓는 하이마을로 시집와 시아버지로부터 농사의 정석을 배우게 된다. 방울토마토 농장은 매일 10명이 넘는 인부가 투입되고, 새참까지 다섯 끼가 넘을 정도였다니 규모가 대충 짐작이 간다. “나이는 어렸지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농사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었어요.” 정씨가 단호박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7년 봄. 당시 용진농협에서 주민들에게 호박종자를 나눠주고 심었으나, 그해 씨 값도 챙기지 못하고 모두들 두 손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단호박 맛에 대한 매력에 푹 빠져 농사짓기로 결심했다. 이후 종자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경기도 양평의 한 단호박영농조합을 알게 된 그는 종자를 구해 지난해 1700여평규모의 노지에 단호박을 심었다. “호박은 병충해에 강해 잡초제거만 잘 해주면 저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태풍 볼라벤으로 수확은 저조했지만, 가능성을 본 정씨는 완주군에서 실시하는 가공교육에 참여하는 등 단호박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 완주군 거점농민가공센터와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그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마침내 단호박과 딸기 등 완주군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눈을 뜨게 된 그는 6명으로 구성된 완주로컬푸드영농조합법인 꿈드림을 설립, 지난 10월 30일 가공 공장 오픈과 함께 ‘담소담은’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준비하는 단계부터 사업개시까지 완주군과 용진면의 관심과 지원, 무엇보다 시아버님의 든든한 후원이 없었다면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겁니다.” 정씨는 재배 면적을 2500평으로 넓혔다. 용진면 하이리뿐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 정씨로 인해 단호박을 심겠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그야말로 용진면은 지금 단호박 열풍이 불고 있다. “완주군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깨우치고, 잠재된 저의 능력을 알게 되었죠. 완주군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기회의 땅인 것 같아요.” ‘호박 아줌마’ 꿈드림 정선진 대표에게 단호박은 이제 자식과 같은 존재며, 용진면과 하이마을 주민의 꿈이 됐다.
최종편집: 2025-08-14 03: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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