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행복해야 마을이 발전합니다.” 화산 상호마을 주민들의 한결 같은 생각이다. 지난 2008년 마을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주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마을사업으로 이어졌고, 벌써 5년차를 맞이했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변치 않는 초심(初心)을 가슴에 품고 마을사업을 진행한 결과 2012년을 기점으로 마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700여명이 마을을 찾았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수치다.
이런 변화는 다목적 가공체험관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 영향이 가장 크다. 주민들이 행복해지면서 마을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달 말 주민들이 고대하던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 조성사업에 선정,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돼 또한번의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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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상호마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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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면 운산리에 위치한 상호마을은 ‘윗 상(上)’, ‘범 호(虎)’, 즉 ‘범머리’마을로도 불린다. 고개 너머 충남 논산시 연무읍과 도계(道界)를 이루는 곳으로 금남정맥 줄기가 지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30여가구 6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마을에 버스가 들어오기 전까지 생활권이 논산시 연무읍에 가까웠다. 벼, 한우, 딸기모, 인삼 농사를 주로 하는데, 전체 주민 중 70대 이하는 단 6명에 불과할 정도로 고령화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마을공동체의 활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또한 전승과 아름다운 마을만들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마을주민들이 주축이 된 화산농악단을 중심으로 호남좌도농악 전승이 그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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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마을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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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말했듯 상호마을의 마을사업은 ‘마을정체성 찾기’라는 작은 일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마을 입구에 마을 상징물과 표지석을 설치하고 곧게 뻗은 진입로 200여미터에 꽃과 나무를 심었는데 주민과 출향인사들이 십시일반 모은 것으로 비용을 마련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은 단합된 힘으로 마을사업을 이어갔다. 2009년 참살기마을 선정, 전통문화체험장 완공에 이어 2010년에는 농업진흥청 농촌건강장수마을에 선정돼 2012년까지 3년동안 연차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무렵 주민들은 마르지 않는 우물을 이용, 미꾸라지 양식장과 미꾸라지체험장을 조성했다. 이 우물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아 주민들의 공동 우물로 사용해 왔다. 식수원이 달라져 우물이 효용가치를 잃어가고 있었는데 주민들의 발상의 전환에 힘입어 우물이 새롭게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상호마을은 2011년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통해 109m²(구 33평)규모의 다목적가공체험관을 건립하고 마을 특화 음식인 추어탕을 기반으로 한 농가레스토랑과 된장 및 청국장 등 장류가공사업을 전개하며 소득창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2012년 하반기에는 주민들 다수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영농조합법인을 출범, 각종 마을 사업을 위한 시스템 제도화를 이뤘다. 이로 인해 지난 한 해 동안 체험객 및 장류판매, 농가레스토랑 등에서 2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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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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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겨울이면 경로당에 앉아 하루 일과를 보냈으나 올해부터는 달라졌다. 장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 상호마을은 요즘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직매장과 건강한 밥상꾸러미 등에 ‘어머니 손맛’이라 이름 지은 청국장을 내놓았다.
이름처럼 옛날 어머니들이 만들어준 손맛 그대로의 순수한 청국장 맛을 내기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할 메주는 전통방법으로 만들어 숙성하고 주문하는 대로 소비자에게 택배로 배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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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프로그램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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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마을은 장류사업뿐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마을에서 키운 미꾸라지를 활용, 미꾸라지 잡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에어풀을 활용하는 것과 자연그대로의 체험장을 이용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을의 자랑거리인 ‘호남좌도풍물’도 빼놓을 수 없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악단을 통해 호남좌도풍물을 전수받아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체험객을 대상으로 풍물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좌도풍물을 기반으로 탈 만들기 체험, 시골에서 할 수 있는 각종 농사체험도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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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마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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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마을의 장점은 ‘살아있는 공동체’다. 마을사업을 통한 소득창출도 중요하지만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된 상호마을은 1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됨에 따라 장류사업의 품질 향상과 판로개척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진행한 미꾸라지잡기와 호남좌도풍물, 탈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해 더 많은 체험객을 유치시킨다는 계획이다.
조신호 마을사업추진위원장은 “완주군을 비롯해 전라북도, 농촌진흥청 등의 지원으로 마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앞으로 주민들이 단합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